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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청소년상담

공감연습하기

 배우들의 삶을 보면서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배우들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연기를 하려면 어떻게 할까? 대학 때 극예술 연구회였는데, 연극을 할 땐 대본이 주어진다. 배우는 그 사람의 시대적 배경, 가치관, 가족관계 그 모든 것들을 이해하려고 애쓴다. 그리고 대본 리딩, 읽고 읽고 또 읽고, 그 후에 무대에서 동선을 짜고 배우들은 움직인다. 그리고 조명, 의상, 음향. 배우들이 연기를 위해서 살을 빼고 몸을 혹사시키는 과정들을 느끼며 여러 가지 감정을 느낀다. 사실 그 인물이 이해가 안될때는 감정도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아닌 그가 되어보려고 노력한다.

 

 

상담을 하면서 가끔은 내담자들의 마음이 되어본다. 몸으로 느끼고 알아보려고 하는 것, 그런 순간순간들이 쌓여서 내담자들의 마음을 열어가는 것이다. 정서적인 연결을 통해 감정이입이 되어 간다. 가끔은 나를 버리는 작업이다. 공감은 쉽지 않다. 내 욕구와 바램을 잠시 내려놓는 비워두는 작업이므로. 부모를 비롯하여 공감은 힘들다고 한다. 그렇게 흔한 말이면서도.

 

 

내담자를 처음 만날 때 중요하게 보는 것은 eye contact 이다. 눈을 바라보지 않는 것은 너와 통하지 않다는 이야기이므로. 눈을 돌리거나 아님 고개를 숙이거나 할 때 너와 소통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이다. 선생님 이 번호를 불러서 시킬 때 눈을 피하는 것부터 시작하니까. 누군가가 말을 하면 내가 말을 할 준비를 하거나, 아니면 가르치려고 준비하거나, 딴 짓을 할 때가 많다. 이건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말을 할 필요가 없다.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듣고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주는 행위이다. 내가 가진 능력을 나누는 것이다.

가끔은 끊임없이 말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교회에서 하는 회복사역 모임에서 끊임없이 이야기해서 겨우겨우 정리를 할 수 있었는데, 이후 또 전화가 와서 자기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했다. 어린 아이가 때를 쓰는 것처럼 받기만을 원하는 것이다. 아마도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면 지지받은 느낌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은 점점 지쳐간다. 거의 혼잣말과도 같은 행위인데, 스스로를 위안하지 못해서 타인을 이용하는 행위와 비슷하다. 타인의 말을 듣고 자신도 주는 경험을 해야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자신이 가진 작은 자원마저 빼앗긴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결국 타인의 그의 끊임없는 이야기에 지쳐서 그와 관계를 멀리하고 그는 다시 소외감을 느끼고 외롭다. 결국 소통하지 못하고 분리되는 것이다.

 

 

세스 고딘이 동족 즉 자신과 함께 할 집단을 모으려면 그냥 주는 것이라고 했다. 영향력을 미치는 것 중 결국 사람 관계에서 다른 이를 이해하고 격려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누군가의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은 결국 시간을 들여서 노력한다는 것이다. 연애할때는 없는 시간도 만들어지지 않는가? 관계를 잘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안에서 나의 감정과 생각을 잘 들어주고 보듬어주는 것이다. 내가 배고프면 남을 신경 쓸 여력이 없으니까. 나를 잘 달래주고 안아주기부터 시작해야한다. 그래야 다른 이와 소통할 수 있는 여유가 있을테니까.

 

 

그리고, 부모가 아이들과 주변사람들과 관계가 힘들다면 고치려고 하지 않았음 한다. 인간은 바뀌지 않는다. 타인이 원해서는 절대로! 자기 스스로 변화하겠다고 의지를 갖지 않는 이상. 우선 듣는 것부터. 그의 편이 되어주기. 누가 싫다고 하면 같이 슬쩍 상대방 흉도 봐주기. 그러다보면 굳은 마음이 풀리는 것 같다. 그러면서 아이도 객관적인 시각을 서서히 갖게 되는 것 같다. 부모에게 공감은 MR수리공이 되는 것을 포기하기. 잠시 아이의 마음과 감정이 되어보기. 말을 쉽지 행동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훈련이 필요하다. 그래도 도전해보시길 바란다. 나와 아이가 연결되는 그 순간을 느끼게 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