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시험의 결과로 희비가 엇갈리는 때이다. 합격을 받으면 좋겠지만 다음 기회를 기다리라거나 불합격 통지를 받는 것은 꽤나 힘겨운 일이다.
내게만 세상의 문이 열리지 않는 것 같고, 앞으로의 미래도 컴컴한 터널을 지날 것만 같다.
한 번에 합격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알아서 초반에는 견딜 수 있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불합격 통지를 받게 되면 내 존재는 부유하는 먼지처럼 작아진 것 같다.
선택을 당하는 자는 기뻐하지만, 선택당한지 못한 자는 눈물을 흘린다.
거절의 경험은 익숙해지기가 힘들다.
국가고시, 사법고시, 의학전문대학원, 의대를 가기 위해서 시험을 쳤으나 실패한 이들을 만나게 된다. 다른 꿈은 꾼 적이 없다거나, 오로지 그 길 하나만이 안전한 것 같다며 달려온 이들이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나 불합격 통지를 받게 되면서 이젠 살 의미가 없다고 하는 말을 할 때는 깊은 한숨이 나온다. 내담자들은 살 이유가 없으니 죽음을 생각하거나, 다른 길은 없다며 끝이라고 한다. 실제 자살 시도를 했던 이들도 있었으니 이건 확실한 위기상황이다. '삑삑'경계경보가 울려나온다.
꿈을 이루지 못해서 죽어야 한다면, 그 꿈이 나를 삼켜버린 것이다. 사회적 지위, 안정감을 줄 것이라는 믿음이 사라져버렸다고 나 자신을 짓눌러 버려야 하는 것인가? 시험 합격은 보잘것없는 나의 결핍을 채워줄 한 줄기 동아줄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닌지 바라봐야 한다.
지금까지 시험을 위해서 달려온 시간들이 사라진 것 같은 아픔이 있음은 인정한다.
내 주변에도 사법고시를 거의 십 년을 했으나 실패하던 지인이 있다. 고시원에서 올해가 마지막이라며 계속 공부를 하다가 결국 그만두었다. 법률사무소에서 사무장으로 취업한 이도 있고, 취업이 힘들어 과외교사로 나선 이도 있다. 가진 것 없고 실패한 것 같다더니 괜찮은 여자 만나서 결혼도 했고 과외도 잘 된다고 한다.
고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도 되지 않을 때, 세상에 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될 때,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아차릴 때는 이제 돌아설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최선을 다해서 그렇게 열심히 달려온 시간이 아깝기는 하지만, 나를 없애버릴 만큼 중요한 것은 아니다. 충분히 눈물을 흘리며 흘려보내고 인생의 다른 플랜 B를 생각해야 한다.
끝이라고 생각한 길에 또 다른 길이 열린다.-제주도에서 -@심리학자 마음 달
내 삶에 다른 인생을 선물해 줄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그 전의 삶은 죽고 다시 태어난 것으로 생각하자.
다른 삶에서 작은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
'심리상담 > 퇴사 고민 진로상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회적 가면을 벗어버리기 (0) | 2017.12.15 |
---|---|
직장을 그만두고 싶을 때 (0) | 2016.04.15 |
천직찾기, 진로정하기 (0) | 2016.02.19 |
천직찾기,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 (0) | 2015.10.13 |
멋진 커리어우먼은 없다. (0) | 2013.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