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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진로상담

천직찾기, 진로정하기

난 좀처럼 밖에 나가서 내 직업을 말하지 않는다. 심리치료사라는 직업을 듣게 되면 그림 검사를 해서 성격을 파악해달라거나, 주변에 힘든 사람이 있는데 도와달라거나, 아니면 자신의 이야기 좀 들어달라고 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학원 시절에는 도와주고 싶은 마음으로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며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건만, 부탁을 들어줄수록 상대는 더 많은 것들을 요구했다. 심지어 자기가 원하는 결론을 말해주지  화를 내는 이도 있었으며,몇 번 만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고는 이후  피해 다니는 사람도 있었다. 이후로는 일과 관련된 부탁이 오면 게 매정하게 들릴지라도 치료실 밖에서는 상담과 관련된 일을 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심리치료사인 것을 알게 되면 사람들은 자주 묻는 질문이 있다.

“좋은 일 하시네요. 저도 심리치료사에 관심이 많은데. 어떻게 하면 심리치료사가 될 수 있나요?”

-기업이나 병원, 대학교에서 근무하려면 석사를 졸업해야죠. 그런데 하지 마세요.     


 대학원을 들어가기 상담학교 과정을 이수할 때도 교수님들이 했던 말은 “하지 마세요. 힘들어요. 다른 일 하고  사세요.”라고 했다. 그때는 심리치료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말을 하나 싶었는데 이제는 그분들과 같은 말을 한다. 사람들에게 심리치료사가 되고 싶은 동기를 물어보면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싶거나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때로는 심리치료사라는 직업이 가만히 앉아서 남의 이야기를 듣고 문제를 해결해주면 된다고 쉽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던 심리치료사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지금보다 적은 월급을 받아도 상관없다며 대학원 시험을 알아보기도 하고, 졸업 후 진로방향이 어떻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찾아보기도 한다. 회사를 잘 다니던 지인도 회사 일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겠다며 회사를 그만두고 상담 대학원을 가고 싶다고 했다. 선택은 그의 몫이기에 회사를 당장 그만두지 말고 사이버대학을 가서 네 적성에 맞는지 탐색해보거나, 또는 다른 상담자에게 진로상담이나 심리치료를 받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라고 말해주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는 경쟁률이 치열해 대학원을 떨어졌다. 그는 나의 말대로 차선책으로 직장을 다니면서 사이버대학에 입학했다. 한 학기를 마친 후 그는 심리치료사에 대한 꿈은 접었다며 회사나 잘 다니겠다고 했다. 수업 중 서로 피드백을 받는 시간이 있었는데  교수와 동기가 자신을  판단하는 것 때문에 마음이 상했다고 했다. 상담을 공부한다는 사람이 어떻게 그런 비판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했다. 그는 상담하는 사람들로부터 지지와 격려를 받고 싶었지 부정적인 피드백까지 받을 준비가 없었던 것이다.


   이 분야는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오랜 기간 자신을 탐색하고 슈퍼바이저나 주변 동료들로부터 피드백을 들어야 한다. 석사를 졸업하고도 심리학회 상담심리전문가가 되려면 최소 3년의 수련을 받아야 하는데, 상담, 검사, 집단 상담을 포함해서 적어도 최소 70회기를 전문가에게 슈퍼 비전을 받아야 한다. 아울러 4번은 정회원 8명 앞에서 내담자 동의하에 축어록이 포함된 상담사례를 공개적으로 발표해야 하고,  집단 상담(30시간 이상)에서 집단원들로부터 깨어지는 경험도 하게 된다. 참가자가 경연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따끔한 조언을 듣듯이 상담자 또한 전문가로부터 철저한 수련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심리치료사만 혹독한 과정을 겪는 게 아니다. 어떤 직업이던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대와는 다른 뒷면을 발견하게 된다. 일을 하면서 교수, 교사, 간호사, 컨설턴트, 회사원, 공원, 강사, 디자이너, 사업가, 연구원, 시나리오 작가, 사업가, 부동산 중개인 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을 만났다. 아무리 화려하고 사회적으로 각광받는 직업이라고 해도 직접 겪지 않으면 모르는 삶의 고단함이 있었다.     


심리치료실에서는 진로와 관련된 고민을 자주 듣는다. 

“내가 잘하는 것을 찾으면 좋겠다. 그걸 찾으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내 적성을 찾아서 천직을 찾고 싶다.”

“나의 비전을 알고 싶다.”


 단번에 자신의 진로를 찾는 게 쉽지는 않다. 물론 처음부터 자신의 진로를 찾아 쭉 한길을 가는 이들도 있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이들 중에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일이 직업이 된 경우도 많다. ‘책을 도끼다’를 쓴 광고인 박웅현 씨는 언론사, 방송국 기자를 꿈꾸었지만 낙방하고 광고 일을 선택했고,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쓴 김난도 교수도 고시에 실패하고 교수가 되었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서 뭔가를 시도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내 지인처럼 실패하더라도 말이다.      


 치료실에서 진로적성검사 통해 자신에 대해서 탐색해 보기도 하는데, 나 또한검사를 통해서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검사 결과가 내가 원하는 직업이 아닌 다른 직업으로 결정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영화 <카타카>는 우수한 유전자로 결합되는 우성인자와 남녀 간 결합으로 만들어지는 열성인자가 있는 세상이다. 주인공 빈센트는 열성인자의 소유자로 심장질환과 근시라는 결함이 있어 청소부라는 직업이 주어진다. 그래서 그는 우주비행사를 꿈꾸었으나 우주탐사팀을 보내는 회사의 청소부가 되었다. 너무나 좌절스러운 현실 앞에서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빈센트는 ‘가능한지 아닌지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라며 우성인자를 사서 DNA 검사를 통과하며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은 소망을 이룬다. 그의 속임수가 들킬까 봐 걱정을 하면서도 그의 끈질김과 성실함에 반해 응원을 해주고 싶을 정도였다.     


 영화를  통해 하면 된다는 그런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것도 있다. 그러나 무엇이 되고 싶다면 해보는 수밖에 없다. 그래야 미련이 남지 않는다. 원하는 직업이 있다면 그 직업인의 카페나 블로그, SNS를 찾아가는 것도 있고 거ᅟ긴랸 세미나에 참석하는 방법도 있다. 내가 원하는 직종의 사람들과 만나보거나 그 직종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만큼 도움이 되는 일은 없다. 나 또한 상담소 INTAKER부터 시작했던 전력이 있다. 이를 통해 접수 면접, 상담과정 등에 대해서 상담에 대해서 구체적인 면을 볼 수 있었다. 그때 알게 된 선생님을 통해서 16시간의 집단상담연수 과정에 참여했다가 발탁되어 청소년 집단상담지도자가 되었다. 이후 집단상담경험이 이후 상담실에서근무하는데 징검다리가 되어주었다.     


 로먼 크르즈나릭은 인생학교에서 천직은 의미, 몰입, 자유를 주는 것이며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고 한다. 또자신의 일에 대한 명확한 목표나 목적의식이 천직으로 이끈다고 한다. 천직을 찾고 싶다면 그 일을 선택하는 동기와 목적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해보는 게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천직은 갑작스러운 깨달음으로 오기보다 직접 행동으로 나서는 과정에서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천직을 찾는다 해도  고되고 힘든 시간을 겪어내야 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copyright 2017. 마음달 안정현  all rights reserved.


안정현은  마음달 심리상담(상담신청)의 13년 경력의 심리학회 상담 심리 전문가 및 임상심리전문가입니다.

가톨릭대학교 상담심리대학원을 졸업하고 정신건강의학과와 대학부설 유료상담센타에서 근무했습니다.

"두려움 너머 온전한 내가 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합니다."
 네이버티스토리브런치인스타그램 심리치료와 관련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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