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담/심리치료

외로움을 벗어나기 위해 작은 소모임을 만들어라.

강원도 시골 할머니 댁 풍경이 기억난다. 나무가 타닥타닥 소리내며 불길이 타오르는 옆에 새끼강아지가 졸고 있었다. 모든 형제들이 도외지로 나가고 홀로남은 막내 이모는 개구리를 잡아서 뒷다리를 찢어 구워먹는 것을 알려려주었다. 여름철 벼를 갉아먹는 메뚜기를 불에 구워먹는 것은 괜찮았으나, 겨울잠 자는 개구리를 깨워서 죽인다는 것이 꺼림칙해서 나는 차마 먹지 못했다. 겨울철 방안의 화로에는 할머니가 농사지으신 울퉁불퉁한 감자와 고구마가 익어가고 있었는데 그 고소한 냄새가 방안 가득히 밀려왔다. 할머니는 손녀가 손이 데일까봐 껍질을 벗겨 호호 불어서 입에 넣어주시곤 했다. 방 안은 따뜻한 온기가 흐르고 있었고, 밖을 나가기 귀찮아서 몰래 문풍지의 구멍을 뚫어서 바깥은 보면 온통 세상은 눈투성이었다.

 

시골 할머니 댁에는 따뜻한 온기가 흐르고 있었다. 방학이 되면 도시를 벗어나 할머니댁으로 가서 시골소녀가 되었다. 시골의 잔잔히 흐르는 개울물 소리, 나무들이 잎사귀가 부딪히는 자연의 수많은 소리가 오케스트라처럼 울려 퍼졌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도 숲이 있고 물 소리가 들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시골 할머니의 온기가 그리워져서 바느질을 했다. 팔판동 작은 공간을 빌려 조각보, 연꽃다포, 바느질꽂이를 만들기 시작했다. 어린 선생님과 나를 제외하고는 50대 이상의 할머니들이었다. 소소한 수다를 떨면서 빨간 실로 감침질을 하고, 아주 작은 조각들을 이어서 붙여가는 것도 재미있었다. 오랜만의 바느질을 하면서 따뜻한 온기를 느껴졌다.

 

한국에 조왕신(부엌신)이 있었다면, 그리스 신화에서는 헤스티아가 있다고 한다. 융정신분석가인 진 시노다 볼린은 헤스티아가 들어오지 않으면 그 어느 곳도 성스러운 장소가 될 수 없다고 한다. 헤스티아는 영적 존재이며 신성한 불이며 사람의 본질을 직관적으로 인식하기 위하여 내면을 바라보도록 한다고 한다.

 

당신에게는 어떤 곳이 성스러운 장소인가? 여자들이 모여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곳에서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혼자임이 외롭다고 하면서 계속해서 혼자이기를 고집하지는 않는가? 친구가 없다고 우울하다면 소소한 나눔을 시작해봐라. 놀이치료사를 하다가 아이 양육 때문에 전업주부가 된 친구는 인터넷카페에 친구를 구한다며 구인광고를 내어 아줌마 친구들을 모았고, 남편 따라 오산으로 내려간 친구는 카페를 만들어 아줌마들의 모임을 만들었다. 오래된 친구는 아니지만 남편 흉, 자녀양육에 대해 나누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고 한다. 부뚜막 신이 주는 따뜻한 온기를 여자들끼리의 수다로 풀어보는 것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소소한 행복일 것이다.

 

 

 

 

바느질 수다
국내도서
저자 : 마르잔 사트라피(Marjane Satrapi) / 정유진,정재곤역
출판 : 휴머니스트 2011.01.14
상세보기

이때 준비하는 차는 또 다른 역할을 했다. 모두들 차를 두고 둘러앉아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일에 몰두했다. 그건 바로 '토론'이었다. 이 토론이라는 것은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니다.
"남 흉보는 일은 말이야.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거야..."

"귀담아들을 필요 없어! 그저 사랑하는 사람이랑 결혼하면 돼. 날 보렴. 나도 꽤나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결혼했는데 결국 이게 뭐니. 이 나이가 되도록 사랑이 뭔지도 모른단다. 사랑은 이성이랑은 거리가 멀거든." "결혼은 도박 같은 거야. 이길 때도 있지만 질 때가 더 많지.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언제나 변수가 생기거든." "맞는 말이긴 해도, 그래도 얼마간은 행복하게 살잖아." "흥, 결혼은 부질없어!"


 copyright 2017. 마음달 안정현  all rights reserved.


안정현은  마음달 심리상담의 13년 경력의 심리학회 상담 심리 전문가 및 임상심리전문가입니다.

"두려움 너머 온전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합니다."
 네이버티스토리브런치인스타그램 심리치료와 관련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상담 > 심리치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제는 무기력이다.  (0) 2015.08.20
사회공포증  (0) 2015.08.18
공황장애  (0) 2015.08.17
내게 출생의 비밀이 있다면  (0) 2015.07.29
중독은 고통으로의 도피일뿐입니다.  (0) 2015.07.26
외로움을 벗어나기 위해 작은 소모임을 만들어라.  (0) 2015.07.21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