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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세이

무엇보다 듣는 귀가 중요하다.

"언니, 정말 고마워요...... 흑.. 진짜 우리 아이 낳았어. 나 아기 낳고 지금 바로 전화하는 거야. 

정말 고마워. 언니. 정말로."


대학원 동생의 전화였다. 힘든 목소리로 첫아이를 출산하자마자 전화할 정도로 내가 한 일이 고마울 일인가 싶었다. 잠시 멍해졌다. 내가 한 건 단 3분 정도의 기도뿐이었다. 동생은 감기약을 먹었는데 얼마 있나 가 아이를 임신한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병원을 갔는데 건강한 아이가 아닐 수 있으니 유산을 권했다고 했다. 두 번째 병원도 같은 말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 열명 정도의 사람들에게 전화나 연락을 해서 물어보았다고 했다. 모두 지우는 게 어떠냐고 했다고 했다. 동생은 기도 부탁한다고 내게 찾아왔다. 우리는 잠시 기도를 했고, 한번 더 병원을 찾아가 보는 게 어떻겠내고 이야기를 건넸다. 

세 번째 병원에서 아이는 건강하고 아직 작아서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동생은 너무나 고마워했다.

그렇게 아이를 낳았고 지금 그 아이는 초등학생이 되었다. 

동생은 나를 볼 때마다. "언니 덕분에 아이가 살았다."라고 한다. 

내가 뛰어난 영성 가도 아니고 기도발(?)이 좋은 것도 아니다. 


결혼생활이 그러하듯 힘든 시간들은 견뎌온 동생의 마음결이 선하기 때문이다. 

같은 말에도 감사하는 사람, 원망하는 사람이 있다.


동생이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을 때 난  힘든 시간들을 겪고 있었다.

교회 리더로 섬기면서 힘든 시간을 겪고 있던 사람과 순모임을 했다. 몇 번의 자살시도, 사람들과의 관계의 어려움 등으로 힘겨워하던 사람이었다. 순모임이 마칠 때 지금은 힘들지만 앞으로의 길을 열어달라고 기도했다.

그 뒤로 나는 소문에 휩싸였다. 다른 사람들에게 들은 이야기는 얼토당토않은 비관적인 이야기를 자신에게 했다는 것이었다.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한 건지???? 그 사람이 정말 말을 하고 다닌 것인지도 확인할 수 없었다.  사람들의 말들이 이상하게 퍼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만나주면 좋겠는데 교회에 나타나지는 않고 이 사람저 사람에게 자기를 힘들게 했다고 소문을 내고 다니니 정말 힘들었다.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다. 어떻게 미래를 위한 축복의 말은 듣지 못하고, 부정적인 부분만 들을 수 있는지 당황스러웠다. 

힘들었던 시기 대학원 동생의 전화를 받고,  위안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람 참 힘들어서 원망할 사람이 필요했구나 하고 생각이 든다. 



내가 어떠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한다고 해도, 또한 글을 어떻게 쓴다고 해도 듣는 사람에 따라 반응은 달라진다.  댓글로 감사하다는 글을 남기는 분들에게 감사하다. 

나 또한 잘 듣는 귀를 가지고 싶다. 그리고 내 속에서 좋은 말들이 나가고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copyright 2017. 마음달 안정현  all rights reserved.


안정현은  마음달 심리상담의 13년 경력의 심리학회 상담 심리 전문가 및 임상심리전문가입니다.

"두려움 너머 온전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합니다."
 네이버티스토리브런치인스타그램 심리치료와 관련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잘 듣는 귀가 있는 사람은 변화되어 갈 수 있다. 그래서 친구의 진심 어린 조언은 너무나 소중하다.  물론 조언을 들어도 원래 하던 대로 돌아가기를 반복하겠지만 말이다. 사람이 바뀐다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니까 말이다. 


책 나라도 내편이 되어야 한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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