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다니다 보면  일이 지겨워질 때가 있습니다. 

회사를 다녀야 할지 다른 일을 찾아야 할지 퇴사를 하는 것이 나을지 고민하는 이들을 자주 만납니다.

 퇴사하고 여행을 갔다 온다고 해도 결국 무언가를 시작하기는 해야 하는데  걱정이 앞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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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현은  마음달 심리상담 의 14년 경력의 심리학회 상담 및 임상심리전문가입니다.

"두려움 너머 온전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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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나라도 내편이 되어야 한다.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그렇다. 아무것도 안하고 싶을 때가 있다. 나도 상담이 마치면 벗어 놓은 양말처럼 널부러져 있고 싶다. 그러나 상담받으러 와서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것은 제발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상담실에 들어온 K는 쉬고 싶다며 팔베게를 하고 책상에 누워버렸다. 비자발적 내담자를 여러 번 보았다. 상담시간 내내 팔짱끼고 말 한마디 없이 째려보는 이도 있었고 몇 달 동안 머리를 푹 숙이고 정수리만 보였던 사람도 있었다. k도 자다가 지치면 일어나겠지 하며 가만히 기다렸다. ‘참을 인. 참을 인,......’을 되새겼다. 이렇게 참다가 언젠가 내 몸에서 사리가 생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내가 어색했는지 아니면 잠자리가 불편했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개를 들었다. 나와 어색한 눈길이 부딪혔고 그러나보니 침묵을 깨고 야기가 시작되었다. 그는 대학을 갔으나 수업이 도무지 적성에 맞지 않아서 그만두었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으나 매니저가 부당하게 대해 그만 둘 수밖에 없었으며, 아버지가 마련해준 일자리는 답답해서 그만두었다고 했다. 그는 탈옥을 꿈꾸는 죄수처럼 탈출을 꿈꾸었고, 그래서 어느 곳에도 정착할 수 없었다. 그의 말대로 사회에 필요 없는 잉여인간으로 남아버렸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한 때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내 길을 찾아 앞뒤 보지 않고 달려가다가 멈춰서기를 반복했고, 그 멈춤의 시간마다 부모님은 한숨을 쉬셨다. 그래서 남들처럼 진득하게 한 직장을 다니지 못하고 헤메이는 이들을 보면 맘이 짠하다.

 

그의 부모는 그가 최선의 길을 가도록 학원, 대학, 직장을 선택해 주었다. 그는 부모가 정해준 길이 답답해 부모가 준 선택지에서 벗어나려 했다. 그는 부모가 선택한 길로부터 도망가거나 주저하고 꾸물거리면서 부모와 수동적인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결국 부모는 그에게 백기를 들었고, 그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했지만 어른의 세상에 나가기가 두려웠다. 그도 처음부터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싫어!’ ‘내가 할거야!’라며 자기생각을 말한다. 아무리 순한 기질의 아이라고 해도 아무것도 안해.’ 라고 하지는 않는다. 살아가는 과정에 잠깐 쉬어갈 수는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쉼표만을 쓰고 있다면 불완전한 세상에 책임지며 살아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두 번째 이유는 선택을 하고 나서도 그 길이 자신에게 맞는 일인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 때문일 것이다. 아무것도 안하겠다며 선택하는 자유를 포기해버리자 그는 점점 말라비틀어진 무말랭이처럼 생기가 사라져갔다.

 

개인적 통제양식은 우리의 선택과 행동패턴에 영향을 미친다. 개인적 통제 양식은 외부의 힘이 내 운명을 결정한다는 외부통제양식과 자신이 자신의 운명을 통제할 수 있다는 내적통제양식이 있다.

 

외적통제 양식을 가진 사람들은 원인을 과거의 유년시절에 돌리거나, 성격 나쁜 상사의 탓, 그리고 국가의 탓을 돌린다. 과거 때문에 타인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한 다면 모든 힘을 타인에게 전가한다. 물론 우리는 환경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회사, 학교, 조직에서 통제감의 상실을 경험하는 일은 빈번하게 일어난다. 구속 장치에 묶인 개가 피할 수 없는 쇼크를 받으면 무력감을 학습한다는 마틴샐리그만의 학습된 무기력이론처럼 말이다. 우리는 영화<어바웃 타임>처럼 옷장에서 손을 꼭쥐고 과거여행을 하면서 과거를 고칠 수도 없고, 정부를 내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불공정한 세상에 피켓을 들고 항의를 할 수도 있고, 과거의 영향력에 대해 인정하고 현재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다.

 

내적 통제양식을 가진 사람들은 내 운명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힘이 내게 있다고 믿는다. 최근 책 <미움받을 용기>가 인기를 얻은 것 또한 자신이 자신의 운명을 통제할 수 있다고 말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바꿀 수 없는 나의 부족한 부분은 수용하지만, 바꿀 수 있는 현재를 가꾸어 나가는 것이 용기라고 했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여기에서 나의 선택들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다.

 

그와 만난지 두어달이 지났다.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던 그는 술과 잠으로 도피하기도 했지만 상담실은 빠지지 않고 왔다. ‘과거에 좀 더 열심히 공부했거나, 도망가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그러나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겠지요. 선생님과 한 적성검사에 맞는 직업훈련을 받아보려구요. 물론 잘 적응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시작해 보려구요.’

 

나는 그의 선택에 대해서 지지해주었다. 그가 직업훈련을 통해서 하고 싶은 일을 찾을는지 아니면 이번에도 포기할지는 알 수 없다. 가다가 힘들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 어찌 보면 인생 전체가 선택의 갈림길에 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수많은 선택가운데 하나를 결정해내야 하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해 나가면서 매일을 살아가면 된다.

 

어른이 되면서 매 순간 기로에 섰던 것 같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선택하고 내 힘으로 돈을 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의 무게가 느껴졌을 때도 있었다.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 설레이면서도 두려움이 밀려와 차가운 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것 같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 상담사가 되어서도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너무나 달라 힘겨워하기도 했다. 상담사가 되기 전에는 내담자들의 분노와 미움을 받아줄 그릇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몰랐다. 아울러 온통 적의로 가득한 편집성 인격 장애나 품행장애를 가진 이들을 만나게 되면 이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려운 가정에서도 누구도 모르는 나만의 즐거움이 있었다. 내담자들의 증상이 해소되고 변화되는 것을 보는 기쁨말이다. 앞으로의 길도 어떻게 열려질지 알수 없다. 내가 선택하는 것들이 최상의 길인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 최선의 선택을 해왔음을 믿고 가는 수밖에 없다. 그 선택에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치열하게 부딪혀보는 것만이 후회 없는 삶일테니 말이다. 지금의 당신의 선택을 믿고 나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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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현은  마음달 심리상담의 13년 경력의 심리학회 상담 심리 전문가 및 임상심리전문가입니다.

"두려움 너머 온전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합니다."
 네이버티스토리브런치인스타그램 심리치료와 관련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사례는 fiction입니다.>

문제는 무기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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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 와이즈베리 2013.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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